아토피피부염 보습제의 성분

1. 함습제

 함습제는 수분과 결합하는 특성이 강한 성분을 이용하여 피부 표면에 도포된 후 각질층에 수분 함량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하는 성분을 통칭한다. 대부분의 함습제는 물 분자와 수소결합을 이룰 수 있는 성분들을 포함하는 물질로서 각질층 내로 침투할 수 있는 분자량을 지닌 분자이다. 일반적인 함습제 성분으로는 글리세린, 젖산 이나 과일산을 포함하는 AHA,  우레아 등이 있으며, 각질층 내에서 함습제의 역할을 하는 주요 성분인 자연함습인자 성분으로서 PCA등이 있다. 간순한 함습작용 이외에 글리세린 또는 글리세롤은 각질층 내 활성을 증가시켜 각질세포의 성숙과 피부장벽 기능의 형성에 도움을 주며, 각질형성세포에서 글리세린의 유도체와 수분의 이동통로인 아쿠아포린-3의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우레아는 각질형성세포의 분화와 항균펩티드의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피부의 표피투과장벽과 항균장벽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고 10% 농도에서 사용시 각질 박리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함습제기반의 보습제는 피부에 도포된 직후부터, 도포과정의 물리적인 문지름에 의한 상 변화와 수분증발 과정에 의해 제형 내 수분을 급격히 손실하게 되고, 함습제와 결합된 수분까지 손실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함습제는 피부 내부의 수분과 결합하면서 오히려 피부 수분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따라서 함습제와 함께 밀폐제 또는 습윤제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2. 밀폐제

 밀폐제는 피부 표면에 수분 증기 밀폐막을 형성함으로써 수분 손실을 막는 기능을 하는 성분이다. 다양한 종류의 오일이나 지질 성분들이 밀폐제의 역할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5% 이상의 페트로라툼은 가장 높은 밀폐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외에도 실리콘 오일 등이 흔히 사용되고 있고 식물성 오일이나 인지질도 밀폐제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 페트로라툼은 석유에서 추출한 탄화수소 혼합물로서 경피수분손실을 낮추고, 각질층 내 수분 함량을 증가시키는 효과 측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보습 원료의 하나이다. 또한 페트로라툼은 피부에 밀폐요법을 시행하였을 때 여러 항균펩티드를 증가시키고,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비병변부에 도포 시 주요 장벽 준화 표피자인 필라그린과 로리크린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각질층의 두계를 증가시키며, T세포 침윤의 현저한 감소를 유도함이 보고되었다. 페트로라툼은 항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고, 면포를 유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용감이 무겁고 번들거림이 나타나는 단점이 있어,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3. 생리적 지질 복합체

 일반적으로 기존에 보습제로 불리는 제품들은 상기의 함습제, 습윤제와 밀폐제의 성분을 모두 함유하여, 세 가지의 기능을 모두 부여한 제품들이라 볼 수 있다. 이로써 보습제는 첫째, 피부표면을 밀폐하여 각질층의 수분증발을 차단하고, 둘째, 각질세포간 지질성분에 결합하여 각질층 내 수분 함량을 높여주고, 셋째, 각질층에서 수분 분자와 결합하여 각질층의 수분 함량을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1993년 각질세포간 지질막의 구성요소인 생체지질이 피부장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면서 생리적 지질 복합체의 개념이 보습제의 개발에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각질세포간 지질을 형성하는 주된 생체지질 성분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자유지방산으로 골지체에서 형성되고 층판소체를 통해 분비되어 각질세포 사이에 지질막의 다중층상의 구조를 형성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페트로라툼은 각질층에만 머무르는데 반해, 생리학적 지질 복합체는 각질층 아래의 표피로 전달되어 각질형성세포 내부로 유인된 후, 원위 골지체로 수송되어 층판 소체에 통합됨으로써 생체지질 합성에도 관여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생리적 지질 복합체가 생체지질의 합성을 촉진하여 피부장벽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 도입되었고, 이후 생리적 지질 복합체를 함유한 보습제의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각질세포간 지질을 형성하는 주된 지질 성분 중에서도 세라마이드는 피부장벽 기능의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각질세포 지질외막의 형성에 관여하고, 각질세포간 지질의 다중 층상 구조의 형성에 관여한다. 보습제 원료로는 세라마이드3의 구조를 지니는 합성 세라마이드와 세라마이드의 구조적 대체물로서 개발된 유사 세라마이드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세라마이드 단독 도포보다는 콜레스테롤과 자유지방산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여 도포하였을 때 피부장벽기능의 회복을 촉진하며, 3가지 주요 각질세포간 지질을 단독 또는 두 가지만 도포 시에는 오히려 지질성분의 직접적인 독성표과로 인해 장벽기능의 개선 보다는 악화가 야기된다는 것이 보고되어, 생체지질인 세라마이드 또는 유사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자유지방산이 특정한 비율로 혼합된 생리적 지질 복합체가 포함된 보습제가 손상된 피부장벽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보습제로서 개발되고 있다.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이 3가지 지질성분 비율이 3:1:1 이면 여러 외부의 급만성 자극에 의해 피부장벽이 손상된 피부에서도 장벽기능의 회복이 촉진된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생체지질의 비율 뿐 아니라 지질의 배열은 피부 장벽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각질층의 지질은 각질세포사이에 다중층의 라멜라 구조로 존재하며, 각질세포간 지질의 다중층상구조를 모사한 다중층상유화제형이 손상된 피부 장벽의 회복을 촉진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즉, 피부장벽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보습제의 조건은 함습제, 습윤제, 밀폐제의 성분 이외에 생리적 지질 복합체가 적절한 비율로 혼합되어 있는 제제이며, 이와 함께 각질층 지질과 동일한 라멜라 구조를 가지는 것이 모두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