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의 이상적인 보습제
1. 아토피피부염의 피부에서 표피투과장벽과 항균장벽이라는 중요한 두 가지 중요한 장벽에 장애가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토피피부염의 병태생리를 모델로 설명하는 개념이 발표되었는데, 이는 유전되거나 혹은 후천적인 자극으로 유발되는 표피구조의 이상이 선행된 후에 면역학적 반응이 활성화되고, 이러한 면역학적 염증반응은 다시 표피투과장벽의 장래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이상적인 보습제는 투과장벽기능을 회복, 증진시키고 더불어 항균장벽도 강화시킬 수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는 보습제일 것이다.
보습제가 건조증을 수반하는 여러 가지 피부 질환에서 단순히 보습의 차원을 넘어 보조치료요법으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보습제는 피부에 자연보습인자의 습윤기능과 피지막의 밀폐기능을 부여해 주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장벽기능의 복원 및 강화라는 측면에서 세라마이드 등의 각질세포간 지질 성분과 이것이 형성하고 있는 라멜라 구조가 피부장벽기능의 유지와 피부 항상성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결과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보습제는 자연보습인자의 습윤기능, 피지막의 밀폐기능, 각질세포간 지질의 장벽기능을 효과적으로 줄 수 있고 라멜라 구조를 효과적으로 복원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2. 또한 피부장벽의 항상성 유지에는 산성 pH가 중요한데,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는 피부표면 pH가 정상인보다 높게 유지되어 이로 인한 각질층 견고함 감소, 세라마이드 생성 감소, Th2 면역반응의 악화 및 항균장벽기능 약화 등이 유발된다. 아토피피부염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산성용액의 도포가 증상의 완화에 효과적임이 보고된 바 있으며, pH2.8의 산성 크림 도포한 군에서 pH7.4인 중성 크림을 사용한 군에 비해서 장벽기능의 손상이 적게 나타난 연구가 있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각질층 산성화가 아토피 행진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장벽기능을 회복시키고, 유지,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약산성 pH를 가지는 보습제가 이상적이다. 또한 PAR-2 저해제가 포함된 보습제가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임상적 호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PAR-2 저해제를 함유한 보습제가 출시되었다.
3. 최근에는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손상된 피부장벽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 이외에도 보습제에 항염, 항균, 항소양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치료적 유효 성분들이 추가된 보습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니코틴아마이드는 비타민 B3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로 알려진 성분으로 건조피부에 도포시 세라마이드 합성 증가로 피부장벽기능을 회복시킬 뿐 아니라 항염작용이 있음이 보고되었고, 팔미토일에탄올아마이드는 각질세포간 지질성분과 유사한 내인성 지질로 항염작용을 나타내며 항소양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보습제의 치료적 성분으로 사용된다. 글루콘산 아연도 항염작용을 나타내며, 항균펩티드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4. 보습제의 제형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에는 보습제의 성분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 피부병변의 상태 및 위치, 온도, 습도, 사용감 등에 따라서 제형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보습제의 제형은 크림, 연고, 오일, 젤 및 로션의 형태로 다양한 보습제의 성분을 동시에 피부에 전달하며, 사용감을 좋게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 진다. 보습제의 대부분의 제형들은 유화제형으로 물과 물에 섞이지 않는 오일 성분을 유화제를 이용하여 안정화한 제형이다. 연고 제형은 보존제 성분을 포함하지 않아 자극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크림 제제보다도 사용감이 너무 기름질 수 있다. 보습제에 가장 흔히 쓰이는 제형인 크림은 로션 제제보다는 더 보습력이 우수하다. 로션제제는 크림제형 보다는 물의 함량이 높아 발림성과 사용감이 좋을 수 있으나 크림 제제보다 보습력 및 수분유지 능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아토피피부염 병변이 급성 악화되어 진물이 나는 상태에서는 아연 연고가 효과적일 수 있다. 우레아 제제는 함습제 성분으로 보습제에 포함되기도 하고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나, 표면이 침식되어 있거나 염증이 심한 피부 표면에는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5. 용량 및 도포방법
보습제의 최적의 도포양이나 도포 횟수를 규정할 만한 체계적인 연구는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2~3회 이상 도포하고, 급성 병변 발생 또는 건조할 때 횟수를 늘여 덧발라야 하며, 병변 발생 시에는 약하거나 중단 단계의 국소스테로이드의 병용 치료가 필요하다. 보습제의 도포량은 성인에서 최소 주당 250g 이상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일부 보습제를 4일간 하루 2회씩 도포하였을 때 보습제 사용 중단 후에도 효과가 3~7일까지도 유지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병변이 없는 부위에도 장벽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보습제는 병변을 포함한 전신에 도포해야 한다. 땀이나 노폐물에 의한 피부 자극을 피하기 위해 샤워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도포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씻지 않고 보습제를 덧바른다고 해서 피부세균의 증식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